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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싶은 것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이유, 우리는 왜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에 끌릴까?

읽는 시간 약 8분

친구에게 새로운 식당을 추천받았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검색해 보니 좋은 후기도 있지만 좋지 않은 후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그 식당에 가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역시 맛있다는 사람이 많네.” 라는 후기가 먼저 눈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별로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봐, 역시 별로라는 후기가 있잖아.” 라며 부정적인 평가에 더 관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똑같은 정보를 보고 있는데도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에 따라 눈에 들어오는 내용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런 모습을 두고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정말 사람의 뇌는 보고 싶은 것만 골라서 보는 걸까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현상, 확증편향이란?

이 현상을 이해할 때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개념이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입니다.

확증편향은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믿음과 일치하는 정보를 더 찾거나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정보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평가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제품을 사기로 거의 마음먹은 상태에서 후기를 찾아본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검색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이 제품 정말 좋죠?” 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선택을 뒷받침해 줄 정보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 후기를 발견하면 구매 결정에 확신이 생깁니다.

반면 좋지 않은 후기를 발견하면

“이 사람만 불량품을 받은 것 아닐까?” , “사용법을 제대로 몰랐던 것 같은데?”

라며 예외적인 사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후기라도 자신의 기존 생각과 일치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왜 우리는 내 생각과 맞는 정보를 더 편하게 느낄까?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수많은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매번 모든 가능성을 처음부터 검토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활용해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이해합니다.

문제는 한번 만들어진 생각이 새로운 정보를 해석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내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는 기존의 판단에 자연스럽게 들어맞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반대로 기존 생각과 충돌하는 정보는 다시 판단해야 할 필요성을 만들어냅니다.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건가?” 라는 질문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존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가 상대적으로 더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같은 행동을 보고도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이유

확증편향은 정보를 찾을 때뿐 아니라 사람을 판단할 때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저 사람은 친절한 것 같아.” 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후 그 사람이 먼저 인사하면

“역시 친절한 사람이네.”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인사를 하지 않고 지나갔다면

“오늘 바쁜가 보다.” 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그 사람을 무뚝뚝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똑같이 인사를 하지 않은 행동을 보고

“역시 무뚝뚝해.” 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기존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따라 의미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검색을 많이 해도 생각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정보를 많이 찾아보면 자연스럽게 더 객관적인 판단을 할 것 같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검색어 자체가 이미 내가 원하는 답을 향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음식이 몸에 좋다고 믿는 사람이

“○○ 효능” 이라고 검색하는 것과

“○○ 효과 연구” 라고 검색하는 것은 처음부터 접하게 되는 정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검색 결과에서도 자신의 생각과 맞는 제목을 먼저 클릭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많은 정보를 찾아봤는데도 반대 의견은 거의 접하지 않고 기존 믿음을 지지하는 정보만 반복해서 보게 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찾아보니까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라는 확신이 더욱 강해질 수도 있습니다.

한 번 산 물건의 좋은 후기만 찾아보는 이유

큰돈을 주고 물건을 산 뒤 갑자기 후기를 더 찾아본 경험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구매하기 전에는 단점도 꼼꼼하게 살펴봤는데 막상 결제를 끝내고 나면 좋은 후기가 유난히 반갑게 느껴집니다.

이미 선택을 했기 때문에 자신의 결정이 괜찮았다는 확신을 얻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역시 잘 샀어.” 라고 생각하게 해주는 정보에는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반면, 구매를 후회하게 만드는 정보는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확증편향은 단순히 무엇을 ‘보는가’의 문제라기보다 어떤 정보를 찾고, 어떻게 해석하고, 무엇을 더 중요하게 받아들이는가와 관련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확증편향은 무조건 나쁜 것일까?

확증편향이라는 말을 들으면 고쳐야 하는 잘못된 습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판단에서 기존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상황을 판단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생각이 틀릴 가능성이 있는데도 반대되는 정보를 계속 무시할 때입니다.

특히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내가 원하는 결론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찾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을 줄이려면?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반대 질문을 의도적으로 해보는 것입니다.

어떤 제품이 좋다고 생각한다면 좋은 이유만 검색하기보다

“이 제품의 단점은 무엇일까?” 라고 찾아보는 것입니다.

또 자신의 판단에 확신이 들 때

“내 생각이 틀렸다면 어떤 증거가 있어야 할까?” 라고 질문해 볼 수도 있습니다.

정보의 출처를 다양하게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여러 글을 보는 것보다 서로 다른 관점과 근거를 비교하는 편이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목표는 자신의 생각과 무조건 반대되는 결론을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보고 싶은 정보만 보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과정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말 보고 싶은 것만 볼까?

결국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이유는 사람이 눈앞의 정보를 단순히 그대로 받아들이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경험과 믿음을 바탕으로 정보를 선택하고 해석합니다.

그리고 기존 생각과 잘 맞는 정보는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반면, 반대되는 정보에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후기, 같은 행동, 같은 자료를 보고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다음번에 어떤 정보를 찾아본 뒤

“역시 내가 생각했던 게 맞았어.” 라는 확신이 든다면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나는 정말 모든 정보를 살펴본 걸까, 아니면 내 생각과 맞는 정보가 더 잘 보였던 걸까?”

우리가 무엇을 믿는지뿐 아니라 무엇을 찾고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살펴보면 자신의 판단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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