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고 싶은 것들 알고 싶은 것들

전자레인지에 돌린 음식은 왜 가운데만 차가울 때가 있을까?

읽는 시간 약 6분

분명 전자레인지에 충분히 돌렸다고 생각했는데 음식을 한입 먹어보면 겉은 뜨겁고 가운데는 차가운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볶음밥이나 냉동식품, 국이나 찌개처럼 양이 많은 음식을 데울 때 이런 경험을 자주 하게 되는데요.

전자레인지가 음식을 바깥쪽부터 데우기 때문일까요?

사실 전자레인지가 음식을 데우는 방식은 우리가 불을 이용해 음식을 데우는 방식과 조금 다릅니다.

오늘은 전자레인지에 돌린 음식이 왜 골고루 따뜻해지지 않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전자레인지는 어떻게 음식을 데울까?

전자레인지라는 이름처럼 내부에서는 “마이크로파(Microwave)”라는 전자기파가 발생합니다.

이 마이크로파가 음식 속으로 들어가면서 물을 비롯한 여러 분자와 상호작용하고, 그 과정에서 음식 내부에 열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스레인지처럼 냄비의 바닥을 먼저 가열한 뒤 열이 음식으로 전달되는 것과는 방식이 다릅니다.

그렇다면 음식 전체에 마이크로파가 들어가니까 모든 부분이 똑같이 따뜻해져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마이크로파는 음식 속에 똑같이 퍼지지 않는다

전자레인지 내부에서는 마이크로파가 벽에 반사되면서 여러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이 과정에서 파동이 서로 만나 겹쳐지는데, 어떤 곳에서는 파동이 강해지고 어떤 곳에서는 약해집니다.

쉽게 말하면 전자레인지 안에는 자연스럽게

잘 데워지는 지점과 상대적으로 덜 데워지는 지점이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자레인지에 회전판이 들어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온도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음식이 계속 회전하면서 마이크로파가 강한 위치와 약한 위치를 번갈아 지나가도록 만들어 조금이라도 더 균일하게 데우는 것이죠.

하지만 음식의 크기나 모양, 수분의 양에 따라 여전히 온도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가운데가 차가운 이유는?

큰 덩어리의 음식을 데울 때는 마이크로파가 음식 내부 깊숙한 곳까지 동일한 세기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음식의 바깥쪽이나 표면 가까운 곳에서 마이크로파의 에너지가 먼저 흡수되고, 깊숙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음식의 중심부는 마이크로파로 직접 가열되는 효과뿐 아니라 이미 뜨거워진 주변 음식에서 전달되는 열에도 의존하게 됩니다.

그런데 전자레인지를 짧게 돌리면 이 열이 가운데까지 이동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겉은 뜨거운데 안쪽은 아직 차가운 상태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냉동 볶음밥이나 냉동 만두처럼 처음부터 중심부의 온도가 매우 낮은 음식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음식을 쌓아두면 더 골고루 안 데워진다

그릇 한가운데 음식을 산처럼 높게 쌓아놓는 것도 온도 차이를 크게 만드는 원인입니다.

가운데 부분은 음식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열이 전달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자레인지로 밥이나 볶음밥 등을 데울 때는 가운데에 몰아놓기보다 넓고 평평하게 펼쳐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중간에 한 번 꺼내서 뒤섞어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국이나 찌개 역시 중간에 한 번 저어주면 뜨거운 부분과 차가운 부분이 섞이면서 전체 온도가 훨씬 균일해집니다.

가운데를 비워놓으면 더 잘 데워질까?

전자레인지로 밥이나 볶음밥을 데울 때 사용할 수 있는 재미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음식을 접시 전체에 펼친 뒤 가운데 부분을 살짝 비워 도넛 모양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가장 잘 데워지지 않을 수 있는 중심부에 음식이 두껍게 몰리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이 많은 밥이나 볶음밥을 데울 때 특히 활용하기 좋은 방법입니다.

다 돌린 뒤 바로 먹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전자레인지에서 음식이 나온 순간에도 음식 내부의 온도는 완전히 균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놔두면 뜨거운 부분의 열이 차가운 부분으로 이동하면서 온도가 조금씩 비슷해집니다.

식품 포장지에서 종종 “조리 후 1분 정도 그대로 두세요.” 라는 안내를 볼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전자레인지가 멈췄다고 해서 음식 내부의 열 이동까지 멈추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돌렸는데 가운데만 차가운 것은 전자레인지가 고장 나서가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마이크로파가 전자레인지 내부에 완전히 균일하게 분포하지 않고, 음식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에너지가 흡수되는 정도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두껍거나 양이 많은 음식은 중심부까지 충분히 따뜻해지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그래서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골고루 데우고 싶다면

음식을 넓게 펼치고, 중간에 한 번 섞어주고, 데운 뒤 잠시 기다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매일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전자레인지 안에서도 사실은 보이지 않는 파동과 열의 이동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셈입니다.

다음에 전자레인지에서 꺼낸 음식의 가운데만 차갑다면 단순히 “덜 돌렸나?”라고 생각하기 전에, 음식 안에서 마이크로파와 열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한번 떠올려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dp001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